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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상이 어땠냐면,
회사 - 양해 구한다며 급건 올리기 유행된 거 같음.
난 양해를 해준 적이 없는데 대체 누구한테 양해를 구한거임.
매일이 급건 vs 나인데 아직까진 내가 해냄.
개인 - 최근 두리뭉실하게 새로운 계획이 하나 생겨
기분이 몹시여전히 싱숭생숭 싱생숭.
여러모로 분주한 일상에 허덕이고 있지만 뭐 어쩌겠음.
하나씩 해결해야지.
오늘은 일기를 해결해보겠어요~! 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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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던 일상 속에서 즐거운 일도 많았다.
요며칠 의도치 않게 여러 사람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됐는데,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다는 걸 새삼 느꼈어.
이따금씩 날 걱정하고 아껴주는 마음들이 훅 와닿아서 힘을 얻었다.
차곡차곡 쌓이는 말랑한 마음들, 사랑의 찰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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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마지막 주, 정말 많은 눈이 내렸다.
화요일에 운동 끝나고 집 갈 때까지만 해도 진눈깨비 정도로 오길래
이게 첫눈이네~ 했는데 다음날 갑자기 재난상황 됨.
겨울은 다른 계절과는 다른 힘이 있다.
내게 겨울의 행복이란 바싹 말라 날카롭고 시린 공기, 아릴 만큼 차가운 피부,
더욱 맑고 또렷해지는 정신, 차분하게 가라앉는 감정.
하얗게 덮여 알아볼 수 없는 형태 속으로 내면은 점차 선명해지는 느낌.
이런 것들로 어릴 땐 눈이 오는게 마냥 즐겁고 재밌었는데
이제는 눈으로 고립될 사람이나 동물들, 추위로 힘들어할 모든 것들이 걱정되는 마음이 공존한다.
모든 것은 양면성을 가진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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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계획은 암흑 속에 나 홀로 서있는 기분이다.
누군가 멀리서 부르는 것 같기도 한데 어딘지도 모르겠고 누군지도 모르겠어.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생각 자체가 무섭고 겁이 나.
고려해야 하는 조건들이 끊임없이 불어나 발목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 같아.
내가 무언가를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건 내가 선택한 거라고 했다.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하나를 놓아줄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도 알아.
근데 왜이리 욕심은 많고 고집은 세고 놓아주는 건 속상할까.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즐거운데 하고 싶은 게 많아서 괴로워.
이런 고민들도 시간이 지나면 모두 덤덤히 말할 수 있는 일이 되겠지?
그때 그거 정말 별거 아니었는데. 하면서.
할 수 있는 걸 하자. 미리 겁먹지 말자.
영원할 것 같던 터널에도 끝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