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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 소년을 위로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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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니이 2024. 11. 4.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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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야.
그게 관계를 가볍게 만들어주거든. 누구나 짐을 지는 건 싫어하니까.
연우야, 이거 중요한 문제야. 약간 멀리 있는 존재라야 매력적인 거야.
뜨겁게 얽히면 터져. 알았지?
― p.47
 
 


참 그래, 기억난다.
좋아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의심이 많아진다고 언젠가 말한 적 있다.
그것은 크게 상처받았던 사람이 갖게 되는 균형감각 같은 것이라며.
― p.169
 
 

 
또 이런 말도 했다.
하고 싶은 것만 해도 되긴 하지. 근데 그게 훨씬 더 어려울걸.
내가 남하고 다르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 그거 몹시 힘든 일이야. 모든 게 다 자기 책임이 되거든.
안전한 집단에서 떨어져나와 혼자여야 하고, 정해진 가치에 따르지 않으려면 하나하나 자기가 만들어가야 해.
또 무리에서 떨어져나가면 끊임없이 자기에 대해 설명해야 해.
경쟁을 피하는 소극적 태도가 아니라 남과 다른 방식을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일이라면 말야.
어쨌거나 나는 네 선택이 마음에 들어. 우리, 재미없는데도 꾹 참으면서 남들한테 맞춰 살지는 말자.
혼자면 재미없다는 것, 그것도 다 사람을 몇 무더기로 묶은 다음 이름표를 붙이고 마음대로 끌고 다니려는, 잘못된 세상이 만들어낸 헛소문 같은 거야.
혼자라는 게 싫으면 그때부터는 문제가 되지만 혼자라는 자체가 문제는 아니거든.
― p.171
 
 
 

요즘은 사람들이 나를 안 좋아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 같은 거 안해.
그냥, 아무도 날 안 좋아한다고 생각해버리는 편이 나아.
― p.186
 
 
 

―너는 내가 어떤 사람이든 미워하지 않을 것 같아.
―그래?
―결석했을 때, 너 한 번도 연락 안 했잖아. 나 혼자 아주 많은 생각을 해봤거든. 근데 마음이 불안하지 않았어.
이유 같은 건 모르겠어. 그냥 나는 네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그건 믿는 거잖아.
― p.224
 
 
 
 
어디로 가냐고 묻지 않는 것, 그게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 걸까.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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