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계속할 수 있는지는 오직 사랑에게 달렸다.
나는 모르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내 별명이 (그냥도 우습지만) 정말 우습다고 생각한다.
―사랑의 신 中
혹시나 무례할까 하는 마음에 말이야.
그리고 사랑은 혹시나 하는 순간에 조금씩 죽어.
―사랑의 신 中
사람을 상상하는 일.
겉으로 보이는 행동이 전부라고 애써 믿으면서도 그 안을 조금이나마 헤아려보는 일.
나는 그런 걸 그만둘 수는 없는 것 같아.
―사랑의 신 中
글이라는 건 이상해서 어떻게 덮거나 가려도 그 사람이 드러나기 마련이었다.
투명하게 쓰건 불투명하게 쓰건, 선명하거나 흐릿하게 그 사람을 알려주었다.
―나의 작은 친구에게 中
―요즘 저는 나무 같은 것들만 좋아요. 다른 건 다 별로고.
그 대답을 듣고 약간은 마음이 미어지는 것 같았지만 입술을 꾹 다문 채로 고개나 끄덕일 뿐이었다.
사람도 조금은 좋아하면 안 돼요? 하고 조르고 싶은 마음이 새어나가지 않게.
―나의 작은 친구에게 中
나는 대체로 그런 사람들에게 끌렸다.
담담한 표정으로, 그 닫힌 문 뒤에 생생하고 상상할 수 없는 자기만의 세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의 작은 친구에게 中
―한쪽이 벽이면 한쪽은 담쟁이덩굴 같아야지, 언니.
머리를 양 갈래로 땋고 냉녹차를 쪼록 빨며 말하는 주희가 예쁜 할머니 같아서 나는 웃었다.
―나 여기 있어 中
그 사람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은 왜 이렇게 그 사람의 약점을 건드리고 싶은 마음 가까이에 있나.
―이무기 애인 中
그러나 그 말이 얼마나 오만한 자기 확신의 말이었는지.
이를테면 상처주지 않겠다는 말처럼.
절대 너에게 상처주지 않을게, 라는 말은 얼마나 순백색의 멍청함인가.
―공룡의 이동 경로 中
솔아에게는 타인이 건넨 말에 무조건적으로 맞장구치는 버릇이 있었다.
무조건이라고 해서 늘 조건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무조건에는 생각보다 조건이 있다. 그 조건은 솔아의 애정과 마음.
솔아는 애정과 마음을 기울이는 상대에게는 제동을 거는 말을 잘 하지 못했다.
―공룡의 이동 경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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