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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예, 오렌지와 빵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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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니이 2024. 10. 1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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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도 말할 수 있겠다.

은주는 사람을 사랑했다.

그러므로 그녀는 사람을 미워했다.
―푹

 

 

 

비록 이것이 어른 된 자의 오만하고 역겨운 생각일지라도,

어른 된 자이기 때문에 이딴 생각이라도 해서 참을 필요가 있었다.

―오렌지와 빵칼 1

 

 

 

선하고자 하는 도덕적 욕망을 추구하는 일은,

가끔 패배가 정해진 게임에 참여하는 일처럼 불합리했다.

―오렌지와 빵칼 2

 

 

 

선량함을 고집하기 위해 지켜온 선택들이 병렬적으로 이어지는 순간,

미래에 남는 건 원하지 않던 삶이라는 모순.

―오렌지와 빵칼 2

 

 

 

공공을 위하는 만족, 그것이 희생시키는 사적인 행복이야말로

도덕이라는 쾌락이 가진 양면이었다.

―오렌지와 빵칼 4

 

 

 

비록 이것들이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바꾸고,

인간 사회에 기계문명의 침투를 허가하는 반인륜적인 행위라 할지라도,

결국 손님들의 주머니 사정을 위로해 주는 필요악이었다.

그것도 모르는 채 나는 그들을 모욕했고 나의 도덕을 그들의 미래 위에 올리려 했다.

―오렌지와 빵칼 4



 

애정과 배척이란 인간의 눈에서 탄생하는 쌍둥이였다.

―오렌지와 빵칼 4

 

 

 

"통제요, 통제라고요!"

두피에 꽂힌 모근 하나하나가 탄산수로 젖어드는 듯 쾌청한 감각.

온몸에 전율이 일고 손가락 마디에 난 털마저 쭈뼛 섰다.

―오렌지와 빵칼 4



 

자유는 내게 낯선 폭력이고, 통제는 익숙한 폭력이었다.

둘 다 나를 어떤 식으로든 다치게 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오렌지와 빵칼 5

 

 

 

끝으로, 당신이 조금 덜 도덕적이어도 나는 당신을 좋아할 수 있다.

이해할 수도 있다. 나 또한 그런 인간이니까.

그러니 타인을 마주하는 일에 괴로움이 없기를.

작가의 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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