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은 지독한 감각, 다시 위독의 시간
나는 만지고 있다
사라진 시간의 눈꺼풀을 쓸어내리고 있다
―두부 中
모두 묻어버린 저녁이라 믿었는데
왜 더듬거리지도 않고 그곳을 찾아가는지 언 땅을 파고 묻은 것들 꺼내보는지
구덩이를 다시 메우고 돌아오다 쓰러지고 마는
여기도 구덩이를 팠던 자리
―구덩이 中
그대, 살아서 이렇게 환하게 웃은 적이 있었던가
살아서 이만한 대열을 이끈 적 있었던가
바구니 같은 눈송이들이 지상으로 내려오고 외투들은 서로 부둥켜안은 채 앞으로 나아간다
웃음이 통곡의 대열을 이끌고 행진한다
―웃음 中
물에서 태어난 자에게 육지란 모두 사막인가 오랫동안 목마른 세월을 지나는 중인가
―저 맑은 하늘에 中
수차례 정신을 잃고 혼절하는
누군가의 통증을 이해한다는 것은 오래된 오해, 구름은 지상의 비명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것
―중력의 세계 中
부르지 않으려 기억하는 이름이 있다
―입속의 무덤 中
그러나 평화하라
꿈의 미덕은 깨어난다는 것,
―피사체 中
꽃에 날아든 나비처럼 사내는 물속을 응시한다
어둠속에 있으면 조금씩 환해지듯
오래 들여다보면
본 적 없는 심연까지 밝아질까
―나비 中
나는 타인의 누적
습관은 내가 나의 하인일 뿐이라는 증거
나는 반복하는 중이다
머무르는 자, 곧 추방될 자, 나는 나에게 패배할 것이다······
습관은
앞서 지나간 자들이 남긴 계율
나는 나를 번복하지 못한다
―습관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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