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연,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산다는 게 슬픔을 갱신하는 일 같을 때하필 꽃잎도 다 떨어진 봄날떨어진 건 다시 되돌아가 붙지 않았다 깨진 엄지손톱이 자라지 않았고연약한 건 딱딱한 것에 숨어 있었다마음이 없는 것처럼 살면 뺏기지 않을 줄 알았어―정중하게 외롭게 中 그때 뭐라 뭐라 말하고너는 하기 힘들다 했다살아가는 게?사랑하는 게? 답은 같아도 재차 물을 수밖에 없었다 그건 알아도 도리 없는 일이다그게 시큼한 맛이라도바람은 계속 능금을 키운다 맛없는 걸 알아도일단 한입 베어 물고 뱉었다 사랑도 삶도 맛만 보며 살 순 없을까―우리의 허무는 능금 中 친구는 가고 나는 남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마음은 왜 떠나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좋았던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 건 무엇 때문일까 그런데 내가 계속 너처럼 느끼고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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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3. 10. 1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