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과, 천국에서
어, 거긴 소리로 가득 차 있었는데 동시에 완전히 조용했어. 신기하지 않아?음악이 내 몸을 가득 채우고 있었는데 그 순간만큼 내가 고요했던 적이 없어.나는 압도되었는데 동시에 너무 자유로웠어.구름을 밟고 있는 느낌이었는데 그 구름을 만드는 게 우리들이었다니까!―p.11 있잖아 경희야, 난 망해본 적이 없어.망하는 게 뭔지 몰라.왜냐면 처음부터 망했거든.난 태어날 때부터 인생이 쭉 이런 상태였어.무슨 말인지 이해가 돼?―p.282 눈을 감았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아주 이상한 기분이었다.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중간에서 내리라는 요구를 당한 듯한 기분이었다.하지만 여기는 하늘 한가운데잖아요? 여기서 내리면 나는 죽잖아요?―p.286 남은 자들의 삶은 지속되어야 했다.아마 진짜 악의라는 게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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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18. 12:44